JCM 900에서 '두키' 앰프까지
마샬이 2026년 10월 공개한 영상에서 빌리 조 암스트롱과 수십 년을 함께한 기타 테크니션, 오랜 크루, 스튜디오 엔지니어가 새 시그니처 헤드 1959BJA의 뒷이야기를 꺼냈다. 출발점은 빌리 조가 투어로 번 돈으로 처음 손에 넣은 마샬 JCM 900이다. 그는 합주 때마다 이 헤드를 썼고 'Dookie' 투어 초반까지 들고 다닌 것으로 기억된다.
전환점은 앨범 'Dookie' 녹음이었다. 프로듀서가 소장한 빈티지 마샬 헤드, 이른바 '두키 앰프'에 반한 팀은 녹음을 마친 뒤 같은 사양의 앰프를 따로 제작해 빌리 조의 리그로 꾸렸다. 처음 합주실에서 소리를 냈을 때 크루는 중음이 두껍고 저음까지 풍성하면서도 소리가 뭉개지지 않는 데 놀랐다고 한다. 세게 긁거나 팜 뮤트로 조여도 저역이 무너지지 않는, 가장 전형적인 마샬 톤이라는 평가다.
미드가 중심인 세팅
스튜디오와 무대의 세팅은 조금씩 다르다. 녹음 때는 더 밝게, 공연 때는 홀 울림에 맞춰 약간 어둡게 잡는다. 게인은 많아야 3 정도이고 나머지 노브는 12시 방향 언저리에서 미세하게 조정한다. 베이스는 라이브에서 많이 덜어 내고 스튜디오에서는 조금 더하며, 프레즌스는 마이크 반응을 보며 맞춘다. 공통점은 확실히 미드가 앞에 선 소리라는 점이다.
크루는 이 톤을 빌리 조의 보컬과 연결해 설명한다. 노래하는 목소리처럼 기타가 중음역을 채우도록 소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페달은 쓰지 않는다. 기타를 꽂으면 캐비닛 앞에서 이미 믹싱이 끝난 듯한 소리가 나기 때문에, 녹음에서도 마이크를 복잡하게 만질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3년의 개발, 숨겨진 입력 단자
빌리 조가 마샬과 협업을 시작하자 회사 안에서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이 두키 앰프를 언제 만드느냐였다고 한다. 약 3년 동안 네 가지가 넘는 프로토타입을 거쳤고, 완성품을 1970년 전후로 추정되는 오리지널 핸드와이어드 헤드와 나란히 비교한 결과 바이패스 캡에서 오는 미세한 차이를 빼면 거의 같은 소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원본에 없는 장치도 하나 숨겨 두었다. 입력 단자는 네 개다.
- 탑(하이) 채널: 두키 사운드가 그대로 나오는 '두키 모드'
- 로우 입력: 슈퍼 베이스 회로로 동작하며 페달 플랫폼으로 쓰기 좋다
- 구성: 마스터 볼륨이 없는 100와트 헤드로, 플렉시 계열 특유의 타격감을 낸다
이펙트 루프를 뺀 이유, 그리고 영국 제작
개발팀은 진공관 버퍼 이펙트 루프를 넣는 방법도 실험했지만 기능을 욕심내는 느낌이 들어 결국 빼기로 했다. 루프가 없는 쪽이 더 순수하게 들렸다는 판단이다. 같은 이유로 회로 기판 대신 핸드와이어드 방식을 택했다. 두 방식을 비교 청취한 결과 차이가 확연했고, 빌리 조도 여러 시제품 가운데 이 앰프를 바로 골라 «세상에, 바로 이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1959BJA는 영국 밀턴 케인스에서 제작된다. 크루는 이 앰프가 3인조 밴드의 빈 공간을 채우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한다. 서브 기타 없이 코드를 치며 노래까지 맡아야 했던 빌리 조에게 필요했던 두터운 소리가 그대로 담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