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틀의 음악 유산, 플리스
마샬이 2026년 10월 30일 공개한 Cancer Bats의 Made of Loud 영국 투어 두 번째 에피소드는 브리스틀 중심가의 공연장 플리스(Fleece)에서 시작한다. 밴드가 영국에서 가장 아끼는 무대 중 하나로 꼽는 곳이며, 이미 여러 차례 이곳에서 공연했다. 캔서 배츠는 60일 일정의 투어 중이며 첫 3주는 영국, 이어지는 3주는 유럽을 돈다. 브리스틀 공연은 영국 일정의 정확히 반환점에 해당한다.
플리스의 주인 크리스 샤프는 이곳이 1982년부터 공연장으로 운영돼 왔다고 소개한다. 오아시스, 라디오헤드, 에이미 와인하우스 같은 이름들이 유명해지기 전 이 무대를 거쳐 갔다. 신인부터 이름난 아티스트까지 두루 무대에 세우며 도시 음악 신의 중심 역할을 해 왔고, 투어가 몰리는 시기에는 일주일 내내 매진되는 일도 흔하다. 그래서 가장 바쁜 달을 '록토버(Rocktober)'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날 캔서 배츠 공연 역시 매진이었다.
마샬이 바꾼 대기실과 백라인
이번 방문의 핵심은 대기실이다. 마샬이 먼저 보수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고, 공연장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넓고 비싼 바닥재 교체에 예산 대부분이 들어갔고, 벽면을 새로 단장하고 그림을 걸고 냉장고도 새로 들였다. 습기로 벽이 늘 젖어 있는 공연장이나 나무 벤치 하나가 전부인 백스테이지에 익숙한 멤버들은 푹신한 소파에 몸을 묻으며 «10점 만점에 11점»이라고 평했다.
지원은 공간에서 끝나지 않았다. 새 드럼 키트와 함께 마샬 캐비닛과 앰프, 콤보 앰프가 백라인으로 들어왔다. 멤버들은 자신이 로컬 밴드인데 이런 장비가 무대에 준비돼 있다면 감탄부터 나올 것이라며, 진주빛이 도는 푸르스름한 은색 마감에 눈을 떼지 못했다. 크리스 샤프는 큰 기업들도 풀뿌리 음악계에 조금만 투자해 달라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밀턴 케인스, 크로포드 암스
다음 행선지는 밀턴 케인스의 크로포드 암스다. 밴드가 처음 왔을 때는 공연을 여는 동네 술집이었지만, 그곳에서 일하던 친구들이 건물을 인수해 대대적으로 수리했다. 공동 소유주 맥스는 16살 무렵부터 이곳 무대에서 연주했고, 19살에 운영을 맡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놓는다. 원래 록 공연장이던 성격을 더 단단하게 다듬었고, 마샬과도 오랫동안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 약 150명이 들어가는 아래층 바 무대
- 275명을 수용하는 위층 큰 공연장, 합쳐 약 400명 규모
- 노팅엄 록 시티가 기증한 새 무대로 높이를 확보해 뒤쪽 관객 시야 개선
멤버들은 직접 '헤비메탈 산타클로스'를 자처하며 마샬 스피커를 선물로 건넸다. 작은 마을에서 누구나 어울리며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캔서 배츠가 이곳을 사랑하는 이유다.
비 오는 날의 창고 스케이트
공연 전 밀턴 케인스에서 스케이트를 탈 계획이었지만 비가 쏟아졌다. 멤버들은 대신 마샬 창고로 향해 보드를 챙겼고, 러브스케이트(Lovenskate)가 데크에 직접 스크린 프린팅한 보드도 꺼내 보였다. 텅 빈 금요일 창고에서 노란 선 위로만 달려야 한다는 안전 수칙에 웃음이 터지며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