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 회사가 만든 플러그인, 그 뒤의 개발자
Hughes & Kettner가 2026년 11월 공개한 영상의 무대는 기타 서밋 2026 현장 부스다. 이날 초대된 게스트는 이 브랜드 플러그인의 핵심 개발자인 이고르 넴브리니다. Hughes & Kettner는 지금까지 세 가지 플러그인을 선보였는데, 앰프를 옮긴 Pure Tone과 Coreblade, 그리고 브랜드의 대표 페달 가운데 하나를 재현한 로토스피어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넴브리니는 2012년부터 Brainworx에서 일하며 ENGL, Friedman 등 이름난 앰프 브랜드의 플러그인을 다수 개발했다. 당시 Brainworx가 Universal Audio와 계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만든 플러그인은 UA 플랫폼으로도 출시됐다. 2019년에는 자신의 회사 넴브리니 오디오를 세웠고, Hughes & Kettner의 플러그인은 현재 이 회사에서 개발한다. 브랜드 측이 처음 Brainworx에 문의했을 때 오히려 넴브리니와 직접 이야기해 보라는 답을 들었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설계도와 실물 앰프가 모두 필요한 이유
넴브리니의 작업은 표준적인 회로 모델링에서 출발한다. 설계도를 펼쳐 저항과 커패시터를 하나씩 확인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실제 앰프 소리를 샘플링하는 캡처링을 더하고, 두 가지를 합친 것을 그는 하이브리드 모델링 기술이라 부른다. 작업이 끝나면 실물 앰프와 플러그인을 번갈아 실시간으로 연주하며 A/B 비교를 하는데, 그는 이 단계를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았다.
이유는 연주감이다. 진공관 앰프와 캐비닛에 익숙한 기타리스트로서, 플러그인이 앰프와 같은 반응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기타 볼륨을 올리거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앞에 페달을 걸었을 때 느껴지는 다이내믹이 실제 앰프와 같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Coreblade와 로토스피어
두 번째 협업작 Coreblade는 더 강한 메탈 사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4개 채널과 부스트, 내장 이펙트를 갖춰 브랜드가 만든 앰프 중에서도 까다로운 모델로 꼽히지만, 넴브리니는 회로도를 제공받은 덕분에 자신의 방식으로는 꽤 표준적인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에서는 채널 전환 같은 부분이 복잡했겠지만, 디지털로 된 이펙트 파트는 재현이 어렵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 앰프에 없던 딜레이와 리버브도 더해, 신호 체인 전체를 플러그인 하나에 담았다.
페달 재현은 앰프보다 훨씬 단순하다고 한다. 앰프는 파워 앰프와 캐비닛의 상호작용, 임피던스와 스피커 댐핑까지 따져야 하지만 스톰박스에는 그런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로토스피어는 도플러 효과가 있는 기계 장치인 레슬리를 흉내 낸 페달이라, 에뮬레이션을 다시 에뮬레이션하는 흥미로운 도전이었다고 그는 돌아봤다.
기타리스트이자 엔지니어
넴브리니는 자신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기타리스트라는 점을 들었다. 이탈리아에서 록 밴드로 세미프로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전자공학을 공부했다. 영상에서는 Pure Tone 독립 실행형 버전도 시연됐는데, DAW를 띄우지 않고 바로 열어 백킹 트랙에 맞춰 연습할 수 있다. 그는 이 두 세계를 잇는 일이 «기타 연주자에게는 정말 중요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