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이펙트가 늘 함께 도는 페달
JHS가 2026년 10월 말 공개한 짧은 가이드 영상의 주인공은 3 Series 라인의 새 페달 PHERB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페이저와 리버브를 합친 페달이다. 어둡고 몽환적인 질감의 로파이 리버브가 빈티지 스타일 페이즈 시프터로 이어지는 구조이고, 두 효과를 따로 끄고 켜는 방식이 아니라 항상 함께 동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발 과정도 눈에 띈다. JHS에 따르면 이 페달은 아이디어 단계에서 승인된 프로토타입이 나오기까지 35시간밖에 걸리지 않았고, 이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다. 영상에서는 닉(Nick)이 컨트롤을 하나씩 짚어 가며 소리를 들려준다. 데모 대부분에서는 살짝 깨지는 톤을 얻기 위해 같은 브랜드의 Morning Glory를 앞에 켜 두었다.
세 개의 노브로 끝나는 컨트롤
조작부는 노브 세 개와 토글 하나로 단출하다. 각 노브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 Mix 리버브와 페이저가 원음에 섞이는 양을 정한다. 시계 방향으로 돌릴수록 효과가 진해진다.
- Speed 페이즈 시프터가 도는 속도로, 0.05Hz부터 5Hz까지 움직인다. 노브를 왼쪽 끝까지 돌리면 노멀 모드에서 페이저가 멈추고 리버브만 남는다.
- Length 리버브의 잔향 시간과 프리 딜레이를 한꺼번에 다룬다. 잔향이 길어지면 프리 딜레이도 그만큼 늘어나며, 값을 높일수록 페이저의 움직임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Speed를 끝까지 내리면 순수한 리버브 페달처럼 쓸 수 있다는 점이 실용적이다. 반대로 Length를 올리면 잔향 속에서 페이저의 흔들림이 살아나 두 효과가 하나의 질감으로 엉키는 소리를 얻을 수 있다.
BREAK 모드, 비트크러셔가 앞에 선다
PHERB의 성격을 크게 바꾸는 것은 BREAK 토글이다. 위로 올리면 리버브와 페이저 앞단에 비대칭 비트크러셔가 들어가고, 여기에 아날로그 느낌의 클리핑이 더해진다. 로파이 리버브의 거친 결이 한층 더 부서진 소리로 바뀌는 셈이다. 토글을 내리면 다시 노멀 모드로 돌아간다.
흥미로운 쓰임새도 있다. BREAK를 켠 상태에서 Mix를 완전히 내리면 리버브와 페이저는 사라지고 비트크러셔만 남는다. 한 대의 페달을 리버브, 페이저 겸 리버브, 비트크러셔 단독 등 여러 용도로 나눠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연결과 전원
입력 잭은 오른쪽, 출력 잭은 왼쪽에 있으며 둘 다 1/4인치 규격이다. 전원은 센터 네거티브 9VDC를 쓰고 소비 전류는 70mA다. JHS는 9VDC보다 높은 전압을 넣지 말라고 당부한다. 간결한 조작부 안에 몽환적인 공간계와 거친 디지털 질감을 함께 담은 PHERB는 로파이 사운드를 찾는 연주자에게 손쉬운 출발점이 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