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 가방 속 두 종류의 피크
피트 쏜(Pete Thorn) 인터뷰 2부의 무대는 녹음 스튜디오다. 그가 녹음 작업에서 늘 놀랍다고 느끼는 것은 피크만 바꿔도 음색과 어택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을 모두 연주하게 될 것 같은 세션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피크를 함께 챙겨 간다.
어쿠스틱: 피크 안에 든 컴프레서
어쿠스틱 기타에는 더 얇은 피크를 쓰고, 때로는 나일론을 고른다. 그가 예로 든 것은 던롭 나일론 0.60mm 다. 그는 이 피크를 거의 컴프레서가 내장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피크가 잘 휘는 만큼 어택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세게 쳐도 잡음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선택 뒤에는 그의 예민한 귀가 있다. 그는 어쿠스틱 기타의 피크 잡음에 특히 민감한 편이고, 그 소리가 음악에 빠져드는 것을 방해한다고 느낀다. 부드러운 나일론으로 잡음을 줄이면 오히려 피크를 더 세게 쓸 수 있고, 그만큼 셈여림의 폭도 넓어진다. 얇은 피크가 소리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강하게 칠 여유를 만들어 준다는, 조금 역설적인 결론이다.
일렉트릭: 0.73에서 1mm 사이
일렉트릭 기타에서는 반대로 조금 더 두꺼운 피크를 선호한다. 0.73mm 나 0.88mm, 때로는 1mm 까지 올라가는데, 이 범위에서 그가 일렉트릭에서 좋아하는 손맛이 나온다고 한다. 같은 연주자라도 악기가 바뀌면 피크에 기대하는 역할도 바뀐다는 이야기다.
나일론 스탠다드의 게이지와 색
던롭 나일론 스탠다드 라인을 보면 그가 말한 두께들이 한 계열 안에 다 들어 있다. 0.38mm 부터 1.0mm 까지 여섯 단계이고, 게이지마다 색이 정해져 있다. 0.38mm 흰색, 0.46mm 크림, 0.60mm 라이트 그레이, 0.73mm 그레이, 0.88mm 다크 그레이, 1.0mm 검은색이다. 색만 보고도 두께를 구분할 수 있어, 세션 중 악기를 바꿀 때 피크를 헷갈리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던롭은 이 라인의 장점으로 탄력과 내구성을 들고, 얇은 게이지는 어쿠스틱 음악에, 두꺼운 게이지는 무겁고 공격적인 록에 어울린다고 설명한다. 어쿠스틱에는 얇게, 일렉트릭에는 두껍게라는 피트 쏜의 습관과 같은 방향이다. 녹음을 앞두고 있다면 얇은 피크와 두꺼운 피크를 함께 챙겨 같은 프레이즈를 번갈아 녹음해 보는 것만으로도 그가 말한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