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샵에서 E로, 낯선 표준 튜닝
Gibson TV가 2026년 10월 22일 공개한 레슨 영상에서 빌리 하워델은 새 솔로 앨범에 담긴 「Poison Flowers」를 직접 연주하며 설명했다. 그는 이 곡이 일반적인 표준 튜닝으로 연주한 첫 곡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써 온 곡은 모두 C샵 튜닝이었기 때문에, 같은 손 모양에서 C샵 대신 E가 울리는 상황에 적응하는 일이 흥미로웠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절대 음감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특정 프렛에서 어떤 소리가 날지에 대한 상대적인 감각이 이미 몸에 배어 있어서, 머릿속에 떠오른 음을 지판에서 찾느라 아직도 손이 잠시 헤맬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음, 어느 프렛에서 칠 것인가
곡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D현 5번 프렛을 누르면 된다. 하지만 하워델은 같은 음이라도 어느 위치에서 내느냐를 중요하게 본다. 원래 자리에서는 슬라이드를 걸 수 없을 때 다른 위치로 옮겨 같은 음을 짚는 식이다. 그는 이런 결정이 곡을 쓰는 과정의 선택이거나 꾸밈음을 넣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가 반복해서 강조한 생각은 음을 적게 치는 편이 오히려 멋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 몇 개의 음을 치느냐보다 그 음을 어떻게 연주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 인트로와 신스 파트: 높은 신스 리드가 들어오는 두 번째 부분에서 키가 바뀐다. 그는 열 개에서 열한 개 정도의 음이 쓰이는 것 같다며, 즉흥으로 연주하기는 어려운 구간이라고 했다.
- 코러스: 보컬에 응답하듯 나오는 기타 음은 외워 두고, 그 음이 곡의 키 안에 있다는 감각을 직관적으로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앰프 앞 딜레이, 일부러 망가뜨린 소리
사운드의 중심은 앰프 앞단에 딜레이를 두는 방식이다. 하워델은 이 소리를 지미 페이지를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라고 표현했다. 딜레이를 앰프 앞에 걸면 소리가 크게 깨지고 다루기도 까다로워지는데, 바로 그 거친 질감이 신스와 잘 어울렸다고 한다.
인트로는 이보다 더 낡고 부서진 느낌을 노렸다. 그는 프랙탈 장비가 다양한 효과를 흉내 내는 데 뛰어나서, 트래킹이 완벽하지 않던 옛 피치 시프터 같은 소리도 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러 트래킹이 어긋나게 하거나 아주 오래된 장비처럼 설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80년대 작업실을 상상하며
앨범 전반의 소리는 80년대 음악가들이 어떻게 녹음했을지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테이프 머신을 느리게 돌려 연주한 뒤 다시 속도를 올리는 식으로, 그 과정에서 생기는 결함과 아티팩트를 소리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하워델은 이 영상이 기타 레슨이라기보다 오케스트레이션에 관한 이야기라고 정리했다. 적은 것이 더 낫다는 생각, 그리고 곡에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영상 후반에서 그는 원래도 느린 곡을 더 천천히 연주해 보인 뒤, 효과를 걸고 본래 속도로 다시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