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보다 먼저 들리는 리듬
기타리스트이자 아카이비스트인 Cameron Knowler는 1920~30년대 리듬 기타 연주와 이후 블루그래스 플랫피킹 사이의 연결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멜로디 음을 고르는 것만이 즉흥 연주의 전부는 아니며, 한 음만으로도 리듬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옛 스트링 밴드 음악의 기타가 어떻게 노래의 박을 세우고, 이후 솔로 악기로 발전했는지 살펴보는 관점이다.
Knowler는 Norman Blake를 통해 초기 기타 전통에 접근했다. Blake가 Mother Maybelle Carter를 언급한 일을 계기로 Riley Puckett과 카우보이 기타 연주자들의 흔적을 연결해 보려 했다. 그는 200곡가량의 Puckett 연주를 채보한 뒤, 낮은 E현을 G로 올리는 튜닝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존 채보를 다시 검토했다. 익숙한 G 런의 초기 형태를 이해하는 데 튜닝 하나가 중요한 단서가 됐다.
채보와 직접 만남으로 교차 확인하기
팬데믹 시기에 Knowler는 Blake의 연주 방식을 거꾸로 분석한 책 Guitars Have Feelings Too를 만들었다. 책을 보낸 뒤 Blake와 Nancy Blake를 직접 만나 연주 이야기를 나눴고, 녹음만으로는 익히기 어려웠던 몇 곡은 Blake가 직접 보여줬다고 말한다. 녹음 자료의 분석과 연주자에게 묻는 과정이 서로 보완된 사례다.
Knowler는 Grand Ole Opry에서 사진 아카이브와 악기 컬렉션을 관리하는 일도 한다. 오래된 기타 케이스 안에 남은 작은 물건처럼, 악기의 이야기는 정식 문서뿐 아니라 함께 보관된 흔적에서도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완전한 출처 기록이 없는 악기는 오히려 내부 구조와 연주 방식에 대한 질문을 열어 둔다. 그 질문을 이어 가는 일 자체가 악기 역사를 쓰는 과정이다.
오래된 Washburn의 구조를 읽기
영상에서 Knowler는 이사 길에 뉴멕시코의 기타 가게에서 구입한 Washburn을 보여준다. 그는 이 악기를 1930년대 중반 무렵의 5238 계열로 추정하며, 본래 명칭과 규격, 일련번호가 서로 맞지 않는 세부를 살핀다. 사운드홀의 크기와 위치, 10프렛에서 9프렛으로 바뀌는 지판 표기, 16프렛 마커, 더블 X 브레이싱으로 보이는 내부 구조가 그가 관찰한 요소다.
Knowler는 뒷판과 옆판이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합판인지, 다른 로즈우드 구조인지에 대해서도 확정된 결론 대신 자신의 추측을 말한다. 이 악기에는 원래 튜너가 다시 장착돼 있고, 음을 올리는 방향으로 맞추면 작동한다고 한다. 빈티지 악기를 볼 때 모델명 하나만으로 시대와 구조를 단정하기보다 일련번호, 부품, 내부 브레이싱, 지판 표식을 함께 살피면 더 많은 질문을 만들 수 있다.
초기 기타의 가치를 이해하는 일은 유명한 연주자의 소리를 모방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리듬 패턴과 튜닝, 악기의 구조가 다음 세대의 연주 어휘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Knowler의 작업처럼 채보를 다시 열어 보고, 서로 다른 연주자의 리듬을 비교하면 블루그래스 기타의 계보가 한 줄의 멜로디보다 넓은 네트워크로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