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없던 시절의 레퍼런스, 카메오
2026년 9월 던롭(Dunlop) 채널에 공개된 대담에서 메탈리카의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히요(Robert Trujillo)는 녹음 중 뜻밖의 영감이 된 이름을 묻는 질문에 카메오(Cameo)를 꼽는다. 인펙셔스 그루브스(Infectious Grooves)에서 활동하던 시절, 그는 카메오 같은 음악을 참고했다. 그러자 곡에 갑자기 펑크(funk)의 느낌이 스며들고 여러 요소가 뒤섞였지만, 결과적으로 어떻게든 하나로 맞아떨어졌다. 그는 그때를 젊었고, 미쳐 있었고, 규칙이 없던 시절이라고 돌아본다.
카메오는 19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그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그룹이다. 그는 사람들이 카메오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하며 에런 밀스(Aaron Mills)와 래리 블랙먼의 이름을 함께 부른다. 그의 말대로 카메오는 1980년대로 넘어가 «She's Strange», «Candy» 같은 곡으로 80년대 중반을 휩쓸었다.
영향은 필터를 거쳐 다른 것이 된다
트루히요가 이 이야기에서 강조하는 것은 영향 그 자체보다 그다음 과정이다. 창의적인 아티스트라면 어떤 영향을 받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필터를 거치고 밴드 멤버들과 함께 만든 음악에 녹아들 즈음에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뀐다는 설명이다. 인펙셔스 그루브스에 카메오의 펑크가 섞였는데도 결과물이 카메오의 복제가 되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반대의 경우도 분명히 한다. 창의적으로 거르지 않으면 그저 다른 사람의 릭을 따라 하는 것처럼 들릴 뿐이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연주자의 프레이즈를 익히는 일은 출발점일 뿐, 그 프레이즈가 내 밴드와 내 곡 안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진짜 창작이라는 이야기로 읽힌다. 장르가 멀수록 그 필터는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의 이름을 단 줄과 피크
트루히요는 던롭과 시그니처 장비도 함께 만들었다. Robert Trujillo Stainless Steel 베이스 스트링 45-105(RTS45105)는 그의 커스텀 테이퍼드 세트를 일반 베이스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든 세트로, 게이지는 .045, .063, .085, .105다. 명료하고 표현력 있는 고음, 다이내믹한 중음, 단단하고 펀치감 있는 저음을 지향한다. 같은 시리즈에 니켈 운드 세트와 5현용 45-130 세트도 있다.
Warlord Custom 베이스 피크(1.5mm)는 삼각형 모양에 테이퍼 처리된 가장자리를 갖춘 델린(Delrin) 피크다. 얇은 가장자리로 치면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듯 부드럽고 명료한 소리가, 두꺼운 가운데 부분으로 치면 굵은 줄을 단단히 붙잡는 빠른 연주용 소리가 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신의 스트링을 쓰는 베이시스트들에게 «언제나 당신의 귀와 태도, 손가락을 믿으라»고 전한다. 남의 영향을 자기 필터로 거르라는 영상 속 조언과 같은 결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