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S가 손본 래트, 무엇이 달라졌나
래트는 거칠고 치즈 같은 개성이 뚜렷한 디스토션입니다. 이번 제품은 프로코 래트를 기반으로 JHS가 모드를 가한 래트 팩 래트입니다. 원형의 캐릭터는 살리되 소리의 마감과 응답을 현대적으로 다듬은 것이 핵심입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래트를 더 많은 연주자가 쓸 수 있도록 방향을 잡은 제품입니다.
원래 래트 사운드를 아시는 분이라면 익숙한 뼈대 위에 새로운 결이 얹혀 있다는 점을 먼저 느끼실 겁니다. 반대로 래트의 날카로운 개성이 부담스러웠던 분에게는 이번 모드가 진입 장벽을 낮춰 줍니다. 외관만 보면 원형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안쪽 구성이 달라서 소리로 비교하셔야 차이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프리버드 쇼핑몰에서 래트 팩 래트 + 9V 모드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구매 전에 이 글의 세팅 예시를 참고하시면 본인 기타와 앰프에 맞는 출발점을 잡기 쉽습니다.
부품 교체가 만든 맑고 부드러운 음색
이번 모드의 가장 큰 변화는 내부 칩 교체입니다. 성능이 아쉬웠던 기존 칩을 빈티지 LM308로 바꿨습니다. 칩이 바뀌면서 명료함이 올라가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집니다. 커패시터도 낮은 등급의 부품 대신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되었습니다.
그 결과 응답은 빠르고 음색은 매끄럽고 차분해졌습니다. 클린 세팅에 가까운 상태에서도 소리의 결이 거칠지 않습니다. 래트 특유의 날카로운 끝맛을 덜어낸 대신 피킹 강약이 소리에 그대로 실립니다.
이 변화는 특히 리듬 연주에서 체감하기 쉽습니다. 코드를 잘게 치거나 스트로크를 바꿔도 음이 뭉개지지 않고 또렷하게 남습니다. 부드럽지만 흐리지 않은 질감이라서 밴드 안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습니다.
디스토션 노브: 9시 전후에서 음색이 바뀝니다
디스토션 노브는 선형으로 올라가지 않고 곡선을 그립니다. 처음 돌릴 때는 변화가 작다가 9시 방향을 지나면서 음색 변화가 한꺼번에 몰립니다. 0에서 9시 사이에서 음색의 대부분이 결정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6시에서 9시 사이를 천천히 움직여 보시면 원하는 질감을 찾기 쉽습니다. 이 구간에서 포화감이 뚜렷하게 커지므로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브를 한 칸씩 돌리며 귀로 차이를 확인해 보세요.
3시 방향 이후에는 포화감이 더 늘지만 변화 폭은 앞부분보다 완만합니다. 12시 방향 이상에서는 큰 변화가 없으므로 게인을 계속 올리기보다 필터나 볼륨으로 캐릭터를 잡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필터 노브: 저역 쪽으로 음색을 깎는 조절 장치
필터는 로우패스 방식입니다. 완전히 열어 두면 필터가 사실상 빠져서 원음에 가까운 상태가 됩니다. 노브를 줄일수록 고역이 깎이고 음색이 저역 쪽으로 이동합니다.
고역이 깎이는 만큼 음량이 줄어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필터를 많이 닫으면 소리가 어둡고 뭉툭해지므로 원하는 밝기와 음량의 균형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필터를 움직이며 와우처럼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중앙 부근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감쇠되어 연주 중에 자연스러운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시작점으로는 12시 방향이 무난하고, 조금 더 묵직한 소리를 원하시면 11시 부근에서 시작해 보세요.
3단 미니 토글: Vintage, Open, Turbo
미니 토글은 세 가지 모드를 선택합니다. 아래 위치는 빈티지(Vintage SI), 가운데는 오픈(Open), 위쪽은 터보(Turbo)입니다. 같은 세팅이라도 모드마다 음량과 포화감이 확연히 달라서 전혀 다른 페달처럼 들립니다.
빈티지 모드는 세 모드 중 음량이 가장 낮습니다. 가볍게 긁히는 오버드라이브와 크런치 사운드를 만들기 좋고, 전통적인 퍼즈 쓰임새에 가깝습니다. 세팅을 올리면 헤비한 질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오픈 모드는 음량이 크게 올라가는 부스트 역할을 합니다. 터보 모드는 세 모드 중 가장 새로운 질감을 보여 주며, 포화감이 강한 헤비 사운드와 메탈 톤까지 담아냅니다. 연주하는 장르와 원하는 존재감에 따라 모드를 고르시면 됩니다.
볼륨과 부스트: 솔로를 앞으로 끌어내는 방법
오픈 모드에서는 음량이 약 두 칸 정도 올라가는 것이 체감됩니다. 필터를 많이 줄여도 빈티지 모드처럼 볼륨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필터를 닫은 상태에서도 음량 손실이 적고 질감만 바뀝니다.
연주 중 솔로 파트에서 발끝 스위치 하나로 소리를 키우고 싶을 때 특히 유용합니다. 리드 연주에서 밴드 사운드 위로 확실히 떠오르게 하고 싶은 분께 맞습니다. 디스토션을 12시에서 10시 정도로 낮춰 시작하면 과포화 없이 균형을 잡기 쉽습니다.
다만 부스트는 신호 자체를 크게 만들기 때문에 앰프 볼륨과 함께 조정하셔야 합니다. 솔로가 끝난 뒤 빈티지나 터보로 되돌리는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여러 모드를 오가며 곡 구성에 맞는 소리를 준비해 보세요.
퍼즈 페이스 대신이 아니라 래트 기반의 새로운 선택
이 제품을 클래식 퍼즈 페이스나 구형 퍼즈 같은 빈티지 퍼즈 음색으로 기대하면 차이가 큽니다. 모드를 가했다는 것 자체가 원형과 다른 소리를 목표로 했다는 뜻입니다. 빈티지 퍼즈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래트의 뼈대 위에서 현대적인 매끈함을 얻는 쪽에 가깝습니다.
구형 퍼즈 제품은 부품 수급이 어려워 재현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 모드는 그 부분을 넘어서, 필터를 낮추면 퍼즈 쪽 질감에 가까워지는 방식으로 하나의 페달에서 여러 질감을 넘나들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소리의 방향이 원형과 달라진 만큼 활용 폭도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은 래트의 성격을 가진 새로운 선택지로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원형 복원보다 개조의 재미와 결과물의 완성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모드 제품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 차이가 곧 매력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이런 분께 어울립니다
- 래트의 개성은 좋아하지만 더 매끈하고 현대적인 마감을 원하시는 분
- 클린부터 헤비한 질감까지 하나의 페달로 넓게 쓰고 싶은 분
- 솔로에서 음량을 끌어올리는 부스트 기능이 필요한 리드 연주자
- 모드 튜닝을 즐기고 원형과 다른 소리를 찾는 분
반대로 원조 래트의 날것 그대로를 찾으시는 분이라면 기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빈티지 퍼즈 음색을 그대로 원하시는 분께도 맞지 않습니다. 소리의 방향이 분명하기 때문에 구매 전에 원하는 질감을 먼저 떠올려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중고로 구매하실 때는 케이스를 열어 칩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외관 표기가 스티커라서 케이스만으로는 원본 여부를 가리기 어렵습니다. 칩까지 확인하고 나면 구매 결정이 한결 편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