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버드 브랜드 스토리 2부는 레오 펜더가 떠난 뒤의 펜더 역사를 다룹니다. 1부에서 펜더가 텔레캐스터, 스트라토캐스터, 프리시전 베이스, 재즈 베이스를 탄생시키고 CBS에 매각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그 이후의 굴곡과 현재까지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CBS 인수 직후에도 이어진 연속성 (1965~1966)
1965년 CBS가 펜더를 13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직후에도 회사의 모습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레오 펜더는 5년 동안 컨설턴트로 남아 제품 개발에 계속 참여했고, 돈 랜달과 포레스트 화이트 같은 핵심 인물들도 회사에 머물렀습니다. 설계의 뿌리가 이어지던 시기였습니다.
1966년에는 레오 펜더가 설계에 참여한 마지막 모델인 베이스가 출시되었습니다. 22.5인치 스케일의 학생용 베이스로, 머스탱과 비슷한 컨셉을 지닌 제품입니다. 짧은 스케일은 손이 작은 연주자나 처음 베이스를 잡는 사람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이 모델은 창업자의 손길이 남아 있던 마지막 세대의 제품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인재 이탈과 1970년대 CBS 시대의 신모델
변화는 1970년대 초반에 시작되었습니다. 1970년 레오 펜더와의 컨설턴트 계약이 끝났고, 1971년에는 돈 랜달이, 1972년에는 포레스트 화이트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펜더의 정신을 지탱하던 인재가 모두 빠져나간 것입니다.
CBS는 비용을 줄이고 대량 생산에 집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품질 관리가 예전만큼 세심하지 않아졌습니다. 바디에는 여러 조각의 나무를 붙인 멀티스 바디가 쓰였고, 마감 처리도 이전만큼 정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 제품은 흔히 CBS 펜더라 불리며 품질 저하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 새로운 모델이 계속 나왔습니다. 1976년에는 텔레캐스터 커스텀과 텔레캐스터 딜럭스가 출시되었습니다. 딜럭스는 와이드 레인지 험버커 픽업을 장착한 모델로, 키스 리처즈가 롤링 스톤스 공연에서 사용하면서 크게 알려졌습니다. 1977년에는 스트라토캐스터의 5방향 픽업 셀렉터 스위치가 정식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이 스위치로 다섯 가지 픽업 조합을 직접 고를 수 있어 소리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품질 논란 속에서 탄생한 명연주 (1968~1980년대 초)
품질 논란에도 CBS 시대 펜더로 음악사에 남은 연주가 많습니다. 지미 헨드릭스는 1969년 우드스톡 공연에서 1968년형 올림픽 화이트 스트라토캐스터를 사용했습니다. 사망하기 전날 연주한 1968년형 블랙 스트라토캐스터는 그가 가장 아낀 기타였습니다. 피드백과 디스토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그의 연주는 록 기타 연주의 기준을 바꿨습니다.
데이비드 길모어는 핑크 플로이드의 「Comfortably Numb」와 「Shine On You Crazy Diamond」에서 1969년형 블랙 스트라토캐스터를 연주했습니다. 마크 노플러는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Sultans of Swing」에서 CBS 스트라토캐스터로 독특한 핑거피킹 사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 곡들은 같은 기타라도 연주자의 손에 따라 소리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여 줍니다.
베이스에서는 존 폴 존스, 로저 워터스, 게디 리 같은 연주자가 CBS 시대의 프리시전 베이스와 재즈 베이스를 사용했습니다. 나일 로저스는 시크의 「Le Freak」와 「Good Times」, 데이비드 보위의 「Let's Dance」, 마돈나의 「Like a Virgin」에서 프리 CBS 시대 스트라토캐스터, 일명 더 히트메이커를 사용했습니다. 나일 로저스의 치킨 스크래치 주법은 펜더 특유의 밝고 펀치 있는 사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의 음악은 이후 힙합과 하우스 음악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뉴웨이브 시대와 펜더 재팬의 등장 (1980년대)
1970년대 말에는 뉴웨이브와 펑크록이 등장하면서 펜더가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1980년대에는 헤비 메탈과 하드록의 인기로 험버커 픽업과 플로이드 로즈 트레몰로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펜더는 스탠더드 시리즈를 내놓으며 라인업을 넓혔습니다.
앤디 서머스는 더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에서 코러스와 딜레이를 활용한 독특한 사운드를 냈습니다. 존 테일러는 재즈 베이스로 듀란 듀란의 「Hungry Like the Wolf」를 연주했습니다. 잉베이 말름스틴은 스켈레톤 프렛보드를 적용한 1971년형 스트라토캐스터로 「Black Star」와 「Far Beyond the Sun」 같은 네오클래시컬 메탈 곡을 연주했습니다.
1982년부터 시작된 펜더 재팬은 높은 품질로 더 주목받았습니다. 일본의 정밀한 제작 기술 덕분에 일부 모델은 미국산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시기 일본 생산 모델은 지금도 펜더의 품질 기준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됩니다.
경영진 매수와 부활의 시작 (1985~1990년대)
1985년 CBS는 펜더를 경영진이 주도한 MBO(매수)에 약 1250만 달러로 매각했습니다. 새 경영진은 공장 없이 출발해 일본과 한국에 OEM 생산을 의뢰했고, 같은 해 말 캘리포니아 코로나에 공장을 세웠습니다. 1986년에는 빈티지 리이슈 모델 제작을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은 펜더의 부활기입니다. 스티비 레이 본은 1983년 앨범 「Texas Flood」부터 스트라토캐스터로 블루스 록을 되살렸습니다. 1987년에는 펜더 커스텀샵이 설립되어 에릭 클랩튼, 스티비 레이 본, 제프 벡 등의 시그니처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그런지와 얼터너티브 록이 부상하며 펜더가 다시 각광받았습니다. 커트 코베인은 무스탕과 재규어를 연주해 오프셋 시리즈를 다시 주목받게 했습니다. 소닉 유스의 서스턴 무어와 리 라널도는 재규어와 재즈마스터로 노이즈 록의 방향을 넓혔습니다. 브릿팝 밴드 블러의 그레이엄 콕슨은 텔레캐스터로 연주했습니다.
신중현 시그니처가 담은 한국 록의 역사 (2009)
2009년 펜더 커스텀샵은 한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신중현 선생님을 위한 시그니처 스트라토캐스터를 헌정했습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받은 펜더 시그니처 스트라토캐스터입니다. 기타에는 트리뷰트 신중현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2009년 12월에 헌정된 이 기타는 흠집이 있는 빈티지 스타일의 검은색 바디와 메이플 넥이 특징입니다. 디스트레스드 마감은 빈티지 느낌을 살리고, 그 질감은 한국 록의 역사성을 담습니다. 소리는 연주자의 실력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지는 까다로운 기타입니다. 신중현 선생님의 독창적인 연주 스타일을 잘 담아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펜더가 소수의 전설적인 뮤지션에게만 시그니처를 헌정해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사건은 한국 음악사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한국 록의 대부라는 상징이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의 공식 헌정으로 자리 잡은 순간입니다.
2000년대 이후의 확장과 현대화
2000년대는 펜더의 확장기입니다. 2008년에는 PPG와 웨스턴 프레시디오의 투자를 받아 글로벌 확장에 나섰고, 같은 해 인위적인 에이징 처리를 입힌 로드 시리즈가 출시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아메리칸 스페셜이 나왔습니다. 존 프루시안테는 1962년형 스트라토캐스터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Under the Bridge」를 연주했습니다.
2010년대는 현대화가 이어진 시기입니다. 2016년에는 아메리칸 스탠더드가 아메리칸 프로페셔널로 개편되었고, 2017년에는 온라인 레슨 플랫폼 펜더 플레이가 출범했습니다. 2018년에는 멕시코 생산의 플레이어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2019년에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사운드를 결합한 어쿠스타소닉 시리즈와 현대적인 사양의 아메리칸 얼트라 시리즈가 출시되었습니다.
2016년 이후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구매자의 45%가 초보자였고, 50%가 여성이었습니다. 학습에 더 많은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 팬데믹 시기에는 기타 판매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펜더는 FSC 인증 목재와 탄소 중립 목표로 지속 가능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는 플레이어 시리즈 스트라토캐스터가 가격 대비 성능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에릭 존슨 시그니처 등 험버커 픽업을 탑재한 모델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분에게 어울립니다
펜더의 역사를 알고 기타를 고르고 싶은 입문자에게 잘 맞습니다. 플레이어 시리즈 스트라토캐스터처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모델로 시작하면서, 텔레캐스터와 스트라토캐스터가 어떤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함께 이해할 수 있습니다.
CBS 시대의 변화와 빈티지 소리에 관심이 있는 연주자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시대에 따라 제작 방식과 품질 평가가 달라졌다는 점을 알면 악기를 보는 눈이 넓어집니다. 한국 록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신중현 선생님의 시그니처 스트라토캐스터가 특히 가치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지미 헨드릭스, 데이비드 길모어, 나일 로저스, 커트 코베인, 신중현, 그리고 최근의 K팝 아티스트까지 펜더의 기타와 베이스로 만들어진 명곡들을 다시 들어 보시길 권합니다. 음악사의 장면마다 펜더가 어떤 소리를 더했는지 따라가다 보면 악기의 역사가 한층 가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