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형, 아메리칸 프로페셔널의 출발
펜더 아메리칸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캐스터 HH 쇼버커는 기존 아메리칸 스탠더드 라인을 대체하는 새 모델입니다. 2017년형으로 미리 출시되었으며, 시리즈 이름도 아메리칸 프로페셔널로 바뀌었습니다. 스트랫 특유의 외형과 기본 연주 감각은 그대로 살리면서, 넥 프로파일과 너트 재질, 픽업을 새로 손봤습니다. 나머지 구성은 기존 모델과 같아서, 익숙한 스트랫을 써 온 분이라면 달라진 부분만 골라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쇼버커 픽업의 채택입니다. 쇼버커는 싱글 코일의 소리를 바탕으로 하되 험버커의 노이즈 억제 성격을 섞은 픽업입니다. 그래서 순수한 싱글 코일 스트랫과도, 묵직한 험버커 기타와도 다른 중간 지점에 서 있습니다. 이 점이 이 모델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해 줍니다. 이름에 붙은 HH 쇼버커라는 표기 역시 이 픽업 구성을 가리킵니다.
바디와 넥: 알더 바디, 깊은 C 프로파일
바디는 알더 목재에 블랙 색상을 입혔고, 지판은 로즈우드입니다. 마감은 글로스 처리되어 있어 외관이 반짝이며 단단한 인상을 줍니다. 다만 글로스 마감은 바디가 진동을 주고받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바디의 울림을 중시하는 연주자라면 이 부분을 미리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넥은 깊은 C 프로파일로 바뀌어 손에 잡히는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프렛은 기존과 같은 내로 톨 프렛을 유지하고 있어, 프렛 높이와 폭에 익숙한 분은 넥 형태의 변화에 집중하면 됩니다. 너트는 천연 뼈(본) 소재로 바뀌었습니다. 너트는 현이 처음 걸리는 자리이므로 울림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의 에너지는 프렛과 넥, 바디를 거쳐 다시 현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너트와 프렛의 재질과 두께도 결국 음색을 이루는 요소입니다.
쇼버커 픽업의 소리와 노이즈
쇼버커를 연주하면 싱글 코일에서 흔히 듣던 잡음이 크게 줄어듭니다. 대신 험버커처럼 소리를 두껍게 밀어붙이지는 않습니다. 세밀하게 표현되는 고음과 디테일이 살아 있으며, 험버커 특유의 무지막지한 파워는 상대적으로 줄어 있습니다. 무대 조명이나 앰프 근처 장비에서 생기는 잡음이 신경 쓰이는 환경에서 특히 차이가 느껴집니다.
하이 음역은 뭉툭해지지 않고 살아 있어서 싱글 코일의 시원함을 그대로 가져옵니다. 반면 저음 쪽은 다소 가벼워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잡음을 줄이고 하이를 얻는 대신 저역의 두께를 일부 내어준 셈입니다. 이 밸런스를 이해하고 고르는 분에게 잘 맞습니다. 저역을 채워야 하는 곡에서는 앰프의 EQ나 이펙터로 보완하는 방식을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5단 스위치와 트레블 블리드 회로
5단 스위치는 1번에서 브리지 픽업 전체, 5번에서 넥 픽업 전체를 씁니다. 가운데 2번부터 4번까지는 두 픽업의 코일을 섞어 쓰는 조합으로, 험버커 기타에서 흔한 3단 구성보다 조합이 많습니다. 스위치를 한 칸씩 옮기며 소리를 비교하면 각 위치의 차이가 분명하게 들립니다. 곡의 파트마다 소리를 바꿔 쓰고 싶은 연주자에게 실용적인 구성입니다.
트레블 블리드 회로는 볼륨을 낮추어도 고음이 쉽게 죽지 않게 해 줍니다. 보통 볼륨을 줄이면 고음이 먼저 사라지는데, 이 회로는 그 손실을 보완합니다. 볼륨을 줄이면 게인은 줄어들지만 엣지는 남습니다. 그래서 기타 볼륨으로 드라이브의 질감을 조절하는 연주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클린에서 드라이브로 넘어갈 때 소리의 밝기가 유지되는 것도 이 회로의 역할입니다.
사운드 데모: 프론트 싱글 톤, 텔레 같은 2번, 드라이브
마샬 앰프에 연결해 프론트 사운드를 들어 보면 싱글 코일의 기분이 강하게 듭니다. 싱글 코일 특유의 맑은 소리에 험버커의 노이즈 억제를 적절히 섞은 음색입니다. 클린 톤은 맑고 쨍합니다. 하이가 선명하게 뻗어 나가서 싱글 코일 기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익숙하게 받아들일 소리입니다.
2번 조합은 텔레캐스터를 떠올리게 하는 소리입니다. 안쪽 픽업 두 개를 쓰는 이 조합에서 텔레 특유의 향이 납니다. 블렌드 스위치를 단 텔레 개조 기타에서 나는 소리와 비슷한 결과입니다. 가운데 위치의 소리도 픽업 자체의 매력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한 대의 기타에서 스트랫과 텔레 계열의 질감을 함께 쓸 수 있다는 점이 이 조합의 장점입니다.
드라이브 사운드는 과하게 무겁지 않습니다. 크런치와 디스토션을 번갈아 들어 보면, 험버커 기타에서 기대하는 두꺼운 저음은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스트랫의 DNA 위에 험버커의 장점 몇 가지를 더한 질감입니다. 그래서 두꺼운 메탈 톤을 기대하면 맞지 않고, 스트랫 계열의 드라이브를 찾는 분께 어울립니다. 연주자의 손 감각과 앰프 세팅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연주감, 마감, 그리고 편의성
연주 후 느낌은 전 모델과 확실히 다릅니다. 넥 프로파일과 픽업이 동시에 바뀌어 처음에는 낯설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는 방향입니다. 딜럭스 모델에서 엘리트 시리즈로 이어진 S1 스위치의 톤도 잘 구현되어 있어서, 기존 라인의 소리를 기억하는 분에게도 연결점이 있습니다.
픽업 교체와 배선 작업의 편의성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기타는 내부 배선을 직접 다뤄야 하지만, 플러그로 바로 연결되는 방식이라면 교체가 훨씬 간편해집니다. 베이스 쪽의 연결 방식이 이런 면에서 더 편하다는 점을 떠올리게 됩니다. 픽업을 뒤집어 끼우는 방식은 일장일단이 있지만, 간단히 바꿔 보고 싶은 연주자에게는 여전히 불편합니다.
이런 분께 어울립니다
이 모델은 스트랫의 기본기를 가져가면서 싱글 코일의 잡음이 신경 쓰이는 분께 맞습니다. 픽업 조합을 세밀하게 나누는 5단 스위치와 트레블 블리드 회로는 톤을 만드는 과정에서 선택지를 넓혀 줍니다. 특히 톤 메이킹을 시작하려는 분에게 첫 출발점으로 추천합니다. 앰프와 이펙터를 바꾸며 소리를 쌓아 가는 과정에서 기준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 싱글 코일의 맑은 소리와 잡음 억제를 함께 원하는 분
- 5단 조합으로 다양한 소리를 실험하고 싶은 분
- 볼륨을 줄여도 고음과 엣지를 살리고 싶은 분
- 홈레코딩이나 앰프 세팅으로 자신만의 톤을 찾으려는 분
연주 후 매긴 점수는 4.5점입니다. 2017년형이라 중고 시세와 시장 반응은 시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펜더의 전통 안에서 세부를 바꾸며 진화하는 방향이 이 모델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